<현대사회학> 앤서니 기든스 #3(사회학의 연구과정)
해당 글은 사회학자 '앤서니 기든스'의 「현대사회학」 을 읽고 쓴 정리글로 여러 편으로 나눠 개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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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학> 앤서니 기든스 #2(사회학의 조건1~2)
목 차
- 사회학의 탄생 및 발전
- 사회학 이론
- 사회학 연구 살펴보기
앞의 글 요약
사회학이 타 학문의 사회 연구와 차별화되는 지점은 세 가지다.
- 첫 째, 인간에 대한 경험적 연구, 즉 실험과 관찰로 데이터를 추출하는 연구방식이다.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실험과 정보수집을 한다는 점에서 사회학은 윤리적 문제에 부딪힌다.
- 둘 째, 사회학은 과학적 연구를 원칙삼는다. 여기서 과학이란 과학철학의 입장에서 불명확하게 정의되므로, 과학적 방법론을 따르는 데 집중한다.
이 글에서는, 사회학의 세 번째 조건을 설명하기 위해 먼저 사회학에서의 연구 과정을 살펴보겠다.
세 번째 조건은 다음 글에서 설명할 예정이다.
사회학의 연구과정
먼저 사회학에서의 연구과정은 아래와 같이 정리된다.
질문제기 - 선행연구 검토 - 주제 설정 - 연구 설계 - 결론 및 의의 정리
각 파트는 이론과 사례로 나뉘며, 사례로 쓰인 지그문트 바우만의 『현대성과 홀로코스트』는 필자(나)가 임의로 추가했다.
1. 연구 질문 제기
모든 연구의 시작은 단순한 질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이 때 질문은 구체적이지 않고 막연한 수준에 불과하다.
예시) 한국 사회의 빈곤율은 얼마일까. 한국 고등학생의 사교육비는 얼마정도인가.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은 『현대성과 홀로코스트』라는 책으로 홀로코스트의 사회학적 맥락을 소개했다.
※ 홀로코스트 ?
독일에서 벌어졌던 유대인 학살 사건(1930년대~ 2차 세계대전 종전).
나치 정권 아래 독일 본토와 점령지역 내 유대인 수백만 명이 ‘국민권 박탈-수용소-학살’의 과정을 당했다.
처음 책에서의 질문은 아주 단순했다. => ‘홀로코스트는 왜 일어났는가’
2. 선행연구 검토
연구 질문과 관련 있는 선행연구를 살펴보는 과정이다.
- 연구학계의 상황(연구의 진행방향, 중간 결론, 후속 연구의 필요성) 탐색
- 기존 연구의 현황 정리, 한계, 후속 연구의 필요성을 찾는 과정
3. 연구 주제 설정
선행 연구 검토를 기반으로 연구 질문을 구체화하는 과정이다.
선행 연구 검토와 주제 설정은 양방향적이다. 주제 설정이 더 나은 선행연구 검토를 이끌고,
선행연구 검토가 더 생산적인 주제 설정을 이끈다.
사회학에서의 연구 질문은 네 가지로 정리된다.
① 사실적 질문
현상의 구체적인 모습, 수치에 관한 질문이다.
ex) 한국에서 부부의 맞벌이 비율은 얼마인가
② 비교질문
특정 현상이 다른 사회에서도 동일하게 발생했는지에 관한 질문이다.
현상이 특정 사회만의 문제인지 혹은 다른 사회에서도 발생하는 문제인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ex) 부부의 맞벌이 비율은 한국과 일본이 어떻게 다른가.
③ 발생적 질문(시간적 비교/통시적)
현상이 과거에도 동일하게 일어났는지 혹은 어떻게 변화해왔는지에 관한 질문이다.
ex) 한국에서 부부의 맞벌이 양상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어떻게 변해왔는가
④ 이론적 질문(해석적 질문)
현상의 기저에 존재하는 사회학적 맥락에 대한 질문이다.
경험적 데이터만으론 이 질문에 대답하기 어렵다. 따라서, 여러 이론적 검토를 통해 해결을 시도한다. 사회학 연구의 핵심이자 가장 어려운 질문의 형태다.
바우만이 살펴본 홀로코스트의 발생 원인의 선행연구는 크게 두 단계로 나뉜다.
① 초기
홀로코스트의 원인을 나치 정권의 독단적인 정책으로 간주하였다.
여기서 독일국민과 유대인은 ‘나치당원들의 지배에 의한 피해자’로 서술된다. 연구 방향은 나치 정권의 악랄함에 초점 맞춰졌다.
② 후기
홀로코스트의 원인을 나치 정권 밖에서 찾았다.
예컨대, 반유대주의, 인종주의의 결과물로 이 사건을 다루거나, 정치적 혼란 속에서 인간의 잔혹성을 막지 못한 비극으로 서술했다. 이 때, 유대인은 ‘유럽의 반유대주의에 의한 피해자’로 서술된다.
③ 사회학적 연구
홀로코스트의 사회학적 맥락에 대한 연구는 존재하나, 사건의 전체적인 그림을 설명할만한 이론이 부재했다.
특히 사회학적 맥락이 홀로코스트에 대한 시민들의 도덕적 반발을 무마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한 연구가 전무했다.
=> 주제설정
바우만의 가정은 ‘홀로코스트의 원인은 근대적 산물이 도덕성에 끼치는 영향력과 관련 있다.’ 라는 것이다.
이를 주제로 설정하여 관료제, 근대 산업 시스템, 과학 등이 도덕에 끼치는 영향력을 연구하였다.
4. 연구 방식 설계
연구 주제에 맞는 데이터를 수집하는 과정으로, 설문조사, 실험, 인터뷰, 민속지 등의 방식을 이용한다. 수집된 데이터를 해석하기 위한 이론 자료 검토도 포함된다.
사회학의 연구대상은 주로 현대 사회지만, 발생적 질문을 해결하기 위해 과거 사회를 연구하기도 한다. 이럴 때는 구술기록, 신문 등 역사 자료의 검토 역시 포함된다.
5. 결론 및 의의 정리
해당 연구의 결론이 학계와 시민 사회에 주는 교훈, 후속연구로 필요한 것을 제시한다.
책의 결론
- 현대사회의 시스템은 ‘사회공학적 정당성’과 ‘거리감’을 생산함으로써 시민의 도덕적 감수성을 마비시킬 수 있다.
- 사회공학적 정당성이란, 더 나은 사회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여러 문제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이다.나치 정권은 홀로코스트를 ‘독일 민족의 영광을 위한 어쩔 수 없는 희생’으로 정당화하였다. 또한, 유대인을 ‘사악하고 위험하여 사회에 불필요한 존재’라는 인식을 강화했다.
- 거리감이란, 시민들이 유대인 박해의 실제 모습을 보거나 듣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나치는 유대인의 국민권을 박탈한 후, 국민과 격리된 게토나 수용소 이송하여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학살을 진행했다. 또한, 학살정책의 고안, 중간관리, 집행 과정을 분업화하여 각 공정의 사람들이 자기가 하는 행위가 사람을 죽이는데 일조한다는 인식을 하지 못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