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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학> 앤서니 기든스 #2(사회학의 조건1~2)

tea-tea 2023. 1. 5. 09:01

해당 글은 사회학자 '앤서니 기든스'의 「현대사회학」 을 읽고 쓴 정리글로 여러 편으로 나눠 개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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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학> 앤서니 기든스 #1

사회학이란 무엇일까. 앤서니 기든스는 사회학을 ‘사회의 현상이나 행위, 그리고 사고방식의 사회학적 맥락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정의한다. 사회학적 맥락이란 말이 어렵다면 커피를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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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1. 사회학의 탄생 및 발전
  2. 사회학 이론
  3. 사회학 연구 살펴보기

 

 


 

사회학의 근본적인 조건에 관해

이전 글에서 보았듯, 사회는 사회학적 맥락에 기반한다. 사회학적 맥락이 변화하면 우리에게 익숙한 사회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설명만으로는 사회학이 다른 사회연구에 비해 특별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사회학 외에도 철학, 역사학, 종교인, 심지어 일반 지식인들조차 각자의 방식대로 사회의 맥락을 연구해왔기 때문이다.

 

오늘날 사회학과 다른 학문의 사회 연구 간에는 중첩되는 영역이 존재하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사회학자와 비사회학자의 연구 간에는 큰 차이가 존재한다.

그 중 하나는 사회에 대한 과학적 연구 방식이다.

 

 

1. 사회를 '과학적'으로 연구한다는 것

19세기에 등장한 오귀스트 콩트는 최초로 사회학을 개척하였다.

그는 자신의 연구를 최초로 사회학 혹은 사회물리학이라 불렀고, 이것이 다른 사회 연구와 다르게 실증주의를 채택했으므로 특별하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실증주의란, 어떤 지식을 알기 위해서는 추상적인 논리나 형이상학을 거부하며 관찰과 실험을 통한 경험적인 자료만을 이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의미한다. 당시는 과학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함에 따라 과학의 학문적 위상이 다른 어느 학문보다도 강력했고, 과학의 실증적 연구방식은 다른 학자들에게까지 영향을 끼쳤다. 이런 상황에서 콩트는 기존의 사회 연구들이 신, 도덕, 형이상학을 기반으로 연구되었다고 비판하였다. 그에게 사회란, 자연과학에서 이용되던 실증주의적 방식으로만 정확한 이해와 지식을 산출하고, 좀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었다.

 

그의 목표는 과학이 자연의 법칙을 도출하고 기술로서 인간에게 유용하게 변환시키듯이, 사회를 예측하고 유용한 방향으로 변환하는 데 있었다. 콩트의 주장처럼 과학은 오늘날에도 세상을 이해하고 유용하게 변형시키는 가장 유용한 수단이며 과학적 연구방식을 사회연구에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은 널리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오늘날 사회학자들이 콩트의 모든 주장에 동의하는 건 아니다. 왜냐하면 사회학이 과학적 연구방식을 지키려 하면서도 그것을 완벽히 따라할 순 없는 이유가 있어서다. 이는 크게 세 가지 이유로 정리되는데, 먼저 윤리적인 문제, 그 다음으로는 과학철학적 문제, 마지막으로 인과성의 문제가 있다. 뒤에서 하나씩 살펴보겠지만, 이 조건들로 인해 사회학은 다른 사회연구와 차별화되는 과학이지만, 단순히 과학의 하위분야가 아닌 고유한 학문이 된다.

 

2. 사회학의 조건 1 : 윤리적 문제

이른 저녁 시간, 한 공원의 평범해 보이는 공중화장실로 많은 남자가 모였다. 정장을 깔끔하게 빼입은 남성부터, 트레이닝복을 후줄근하게 입은 사람까지 각양각색의 모습이었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용변을 보러온 게 아니라는 점이었다. 그들의 목적은 즉석 섹스, 즉 자발적인 성 행위에 있었다. 이들 중에는 스스로 게이가 아니라고 생각하거나 이미 가정을 꾸린 평범한 사람들도 많았는데, 동성애에 대한 사회적 혐오나 성행위로 인한 어떠한 책임을 피하려고 이곳에 온 것이었다.

이처럼 익명 남자 간의 즉석 섹스가 이뤄지던 화장실을 1960년대 후반의 미국에서는 찻집이라는 은어로 불렀다. 당시까지만 해도 이를 연구한 사회학자는 없었는데, 1970년대에 로드 험프리스가 <찻집의 거래>라는 책을 발표하며 이 문제를 최초로 다루었다. 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엄청난 논쟁을 일으켰고, 오늘날까지도 다루기 어려운 윤리적 문제를 발생시켰다.

 

험프리스는 이 은밀한 커뮤니티를 연구하기 위해 인터뷰를 하기로 했지만 이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당시 미국에서 동성애란, 병으로 간주되는 일종의 사회적 사형선고이자 불법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동성애를 밝히고 참여할 인터뷰 대상자를 구하긴 어려웠고, 험프리스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 목적을 숨긴 체 찻집의 거래에 참가했다.

당시 거래 방식은 31조로 두 사람이 성행위를 하면 다른 한 사람이 망을 봐주며 일반인이 오는 걸 알려주는 방식이었는데, 험프리스는 망보기로 참가하여 참가자들을 관찰하였다. 행위가 끝난 후, 그는 참가자들의 집 주소를 몰래 알아내어 찾아갔고 본래 연구 목적을 숨긴 체 다른 연구로 가장한 설문조사로 참가자와 그 가족들로부터 직업, 나이, 가정 등 개인정보를 수집하였다.

 

이러한 연구 정황으로 인해 그는 윤리적 비판을 받았다. 그는 참가자들의 동의 없이 인간의 가장 사적인 영역을 기록하고 그 가족들의 개인정보까지 낱낱이 수집하였다. 비록, 이런 정보수집이 어디까지나 공적인 연구를 위해서였고 그 이외의 목적에는 사용되지 못하도록 철저히 비밀로 했으나, 동성애가 불법이던 미국에서 경찰이 참가자의 개인정보를 넘기도록 요구했다면, 참가자들의 삶은 한순간에 끔찍한 악몽으로 변했을 것이다.

 

허프리스의 논란은 사회학적 연구의 윤리적 난관을 보여준다. 오귀스트 콩트에 따르면, 사회학 연구는 사회 구성원들을 마치 자연과학에서의 분석대상처럼 관찰하고 실험해야만 한다. 하지만, 인간을 그렇게 다룬다면 윤리적 비판을 피하지 못한다.

하지만, 지나치게 피실험자의 편의를 고려하면 본래 실험의 목적이 훼손될 수 있다. 예컨대, ‘관객 효과는 행위자의 평상시 모습이 타인이 관찰하고 있다는 걸 의식할 때 더욱 모범적으로 보이려 하는 경향을 의미한다. 이런 현상들은 사회학자가 관찰이나 실험을 피실험자에게 알릴 때, 왜곡된 정보를 수집할 수도 있다는 걸 보여준다.

 

이런 윤리적 문제를 잘 극복한 사례로는 험프리스와 동일하게 동성애 공동체를 연구했던 의 사례가 있다. 그는 광저우에서의 연구를 위해 지역사회의 봉사활동 단체에 가입한 후, 단체의 네트워크망을 이용하여 실험참가자를 성공적으로 모집했다. 이들은 연구목적과 그들의 개인정보 이용에 관한 설명을 듣고 동의 아래에 참가하였다.

만약 리가 윤리적 측면을 고려하지 않고 연구하였다면, 봉사활동 단체에 가입하거나 개인정보 제공 동의를 받는 절차에 시간을 소비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런 윤리적 문제를 잘 해결하면서도 좋은 성과를 도출했다.

이처럼, 사회학의 첫 번째 조건은 인간 그 자체를 실험과 관찰 대상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자연과학보다도 섬세한 수준으로 요구되는 윤리적 조건이다.

 

3. 사회학의 조건 2 : 과학적 연구의 정의

앞서 말했듯, 사회학 이전에도 사회를 연구하는 일은 존재해왔으며 콩트는 사회학이 이런 연구들과 구분되는 이유를 과학적 연구 혹은 실증적 연구로 정의했다. 그런데, 과학적 연구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과학적 사회학을 위해서는 과학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선행되어야만 한다. 과학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는 우리에게 너무 뻔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직도 명확한 답이 없는 문제로 남아있다.

 

(1) 오귀스트 콩트: 귀납법

사회 연구에 최초로 과학적 방법을 도입했던 콩트는 이를 귀납법으로 정의하였다. 귀납법은 어떤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검증되지 않은 모든 상식을 보류하고 실제 대상들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여 답을 도출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물이 몇 도에서 끓는지 알기 위해서는 물을 끓이는 실험을 직접 반복하며 데이터를 수집한다. 모든 실험에서 물이 섭씨 100도에 끓었다면 이는 하나의 법칙이 될 수 있다.

귀납법은 모든 지식이 경험적 데이터에 의해 검증되고 수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실제로 보고 듣는 감각 외에 모든 추상적인 관념들을 거짓으로 부정한다. 과학의 이러한 정의는 오랫동안 상식처럼 자리매김하였다.

 

(2) 논리실증주의: 가설-연역 방법, 검증가능성

1924, 오스트리아 빈 대학교에서 설립된 비엔나 서클은 논리실증주의라 불렸다. 이들은 과학의 연구방식이 진리에 다다를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라 간주하였고, 그동안 추상적인 언어로 되었던 문학이나 철학 등의 학문을 과학적인 증명과 논리의 형식으로 탈바꿈시키려 하였다.

이 과정에서 그들의 질문은 과학이 어째서 오늘날 가장 권위 있는 학문이 되었으며, 정확하게 무엇이냐는 것이었다. 그들에 따르면, 과학자들의 실제 연구 방식은 귀납법과 전혀 달랐다. 과학자의 연구는 실험 이후 경험적 데이터로 법칙을 수립하는 게 아니라, 먼저 법칙(가설)을 세운 후 실험을 통해 경험적 데이터가 가설에 부합하는지 검증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하지만, 경험적 데이터는 그 자체만으로 어떤 법칙을 명확히 나타내는 것이 아니다. 데이터는 반드시 해석과 논리를 거쳐 특정 법칙으로 이어진다.

문제는 이러한 해석과정에서 무의식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지식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뉴턴은 만유인력 법칙을 발견하며 물리학계에 큰 업적을 남겼지만, ‘절대시간절대공간이라는 검증되지 않은 개념을 전제로 하였다. 이런 허점은 오스트리아의 물리학자 마하가 지적하였고 훗날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의해 무너졌다.

 

논리실증주의는 과학을 귀납법으로 정의하던 신화를 무너뜨리며, 실제 과학의 연구가 주제 설정, 가설 수립, 실험 결과의 해석으로 이어지는 가설-연역 방법임을 밝혀냈다. 따라서, 과학이 객관적인 법칙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가설 수립 및 해석의 모든 과정에서 오로지 검증된 명제(이론)만을 사용하는 엄격한 학문이 되어야만 한다 주장하며, 과학의 본질을 완전한 검증과 검증된 명제간의 논리적 연결로 규정하였다.

 

(3) 칼 포퍼: 반증 가능성

모든 지식은 경험적 검증으로만 구성되어야 한다는 논리실증주의의 주장은 근사했지만 현실적인 한계가 분명했다.

 

예컨대, ‘펭귄은 날지 못한다라는 명제처럼 과학의 명제는 기본적으로 전칭명제의 형식으로 구성된다. 따라서, 이를 완전히 검증하기 위해서는 모든 펭귄이 날지 못하는지 관찰해야만 하지만 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실제 연구에서 검증은 표본의 실험 데이터를 일반화한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언제나 반증이 나올 가능성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언제든지 틀릴 수 있는 불완전한 검증을 진리라고 부를 수 있을까.

 

1930년대에 과학철학자 칼 포퍼는 논리실증주의의 이런 문제를 지적하였다. 논리실증주의의 주장대로 과학의 본질이 완전한 검증이라면, 현실에서 과학은 불가능해진다. 검증이란 아무리 많은 경험적 데이터를 가져와도 언제나 불완전하며 단 하나의 반증만으로도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검증과 반증의 비대칭성이라고 부른다.

 

포퍼에게 과학의 실제 발전과정은 해당 가설의 참을 증명하는 검증보다는 거짓임을 증명하는 반증을 통해 이루어졌다. 과학은 기존 이론의 반증 사례가 등장하면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더 나은 이론을 도출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과학적 이론의 본질은 가설이 참임을 검증하는 게 아니라 해당 가설이 어떻게 반증될 수 있는지 명확히 제시하는 것, 반증가능성에 대한 개방적 형식에 있다.

 

 

(4) 토마스 쿤: 패러다임과 과학혁명

칼 포퍼는 과학의 발전을 반증사례의 극복과정으로 보며 기존의 귀납법 혹은 검증가능성 이론의 한계를 극복하였다. 하지만, 토마스 쿤은 실제 과학의 발전 역사를 바탕으로 포퍼의 말이 틀렸다고 주장하였다.

그의 주장을 이해하려면, 먼저 패러다임에 대해 알아야 한다. 패러다임이란, 과학자 집단이 어떤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 반드시 참으로 인정하는 대전제를 의미한다. 예컨대, 근대 이전의 천문학자들은 천동설을 대전제 삼아 연구하였다. 포퍼는 과학의 발전이 기존 이론의 반증 과정에서 이뤄졌다고 했지만, 실제 과학의 발전사는 패러다임을 검증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지식을 쌓아가는 과정이었다.

천동설이 패러다임이던 시절, 천문 연구는 천동설을 뒷받침할 새로운 증거를 찾아내는 과정이었다. 예컨대, 망원경의 발달에 의해 이뤄진 천체 운행의 정밀한 관측은 천동설을 뒷받침하는 데 이용되었다. 이런 모습은 현대에 들어와 패러다임은 변화할지언정, 패러다임 기반의 검증 및 이론적 확장 과정은 변하지 않는다.

 

이러한 패러다임에 기반의 연구를 정상과학의 시기라고 부른다. 정상과학은 패러다임이 안정되어있을 때 활발히 이뤄지지만, 패러다임이 불안정해지면 위기에 다다른다. 천동설은 행성들의 상대적 위치가 변화하는 연주 시차나 금성의 위상 변화를 설명할 수 없었다는 점에서 한계가 존재했다. 이러한 패러다임의 한계는 처음에는 무시되지만 그런 문제들이 쌓일수록 패러다임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리게 된다.

 

결국 과학자 집단 내부에서 대안적인 패러다임들이 등장하며 기존 패러다임과의 경쟁을 하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 기존 패러다임에 기반해 지식을 쌓아왔던 기성 집단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믿는 신진 집단에 의해 흡수되고 만다. 이러한 패러다임의 교체 과정을 과학 혁명이라 부른다.

 

정상과학은 패러다임에 전제한 연구이므로, 패러다임의 교체가 일어나면 모두 새로이 검증되어야할 대상으로 전락한다. 새로운 패러다임 아래에서 이전의 정상과학이 쌓은 지식은 단절되는 것이다. 포퍼는 하나의 이론이 세워지고 다른 이론에 의해 반증되며 지식이 더 나은 방향으로 축적된다고 보았지만, 쿤에게 과학의 발전은 패러다임에서 다른 패러다임의 교체 과정에서 기존 지식은 폐기되고 단절된다. 양 패러다임 간에는 호환이 불가능한 점, 즉 쿤이 말하는 비교불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5) 파이어 아벤트: 인식론적 무정부주의

쿤은 과학을 패러다임 아래에서의 정상과학으로 정의했으나, 파이어 아벤트는 쿤의 정의가 패러다임 밖에서 이뤄졌던 과학의 발전들을 설명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예컨대, 페니실린의 발견 같은 것은 정상과학의 발견이 아닌 의도치 않은 발견의 산물일 것이다. 따라서 아벤트는 많은 과학적 성취들이 특정한 방법론이나 패러다임없이 이뤄졌음을 지적하며 과학을 정의하는 단일한 방식은 존재해선 안된다고 비판하였다. 따라서 과학의 본질을 정의하는 방법론은 없어지게 되버린다.

 

 

(6) 레이 포슨: 과학에 대한 정의의 유동성

레이 포슨은 아벤트 식의 과학 정의, , 과학은 발견과 법칙 정립을 향한 모든 시도 일체라는 정의를 거부한다. 그에 따르면, 과학의 정의가 시대마다 달라졌던 것은 사실이나 그것은 새로운 방식과 지식에 따른 변화 였을 뿐, 그 자체가 과학의 정의가 불가능하다는 걸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4. 과학적 사회학이란 무엇인가.

이러한 논쟁은 과학철학의 영역에 속하지만, 사회학을 정의하는 데 있어서도 의미하는 게 크다. 아벤트의 말처럼 과학이 정의될 수 없다면, 과학적 사회학이라는 말 역시 허황된 공상에 지나지 않을까?

 

하지만 그렇지 않다. 레이 파우슨은 과학이 하나의 방식으로 정의될 수 없음은 사실이나, 그건 새로운 관찰 기술이나 실험 기법 및 발견들이 등장하며 과학의 정의가 유동적으로 변해서 일뿐, 경험적인 연구를 하고 엄밀한 논리적 해석을 하는 과학은 분명히 존재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과학적 사회학이 무엇인가에 대해 알 수 있다. 과학적 방법론을 추구하는 것, 즉 실제 대상으로부터 경험적 데이터를 수집하고 논리적으로 해석하며 형식에 맞게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이다.

그리고 과학이 완전한 실증이나 주관성을 배제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점은 뒤에 이어서 볼 사회학의 세 번째 조건, 인과성의 문제와도 이어진다. 거기서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자연물의 인과관계 법칙을 정하는 것 보다도 인간 집단의 인과관계를 규명하는 건 훨씬 더 난해한 문제이다. 왜냐하면, 인간은 단순히 본능에 따라 움직이는 동물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와 판단에 따르는 능동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사회학의 세번째 조건에 관해서는 다음 글에서 다뤄보도록 하겠다.